<경찰복을 입는다고 해서 경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마다 말이 다를 때는 혼란스럽다. 어떤 이는 죄의 DNA를 얘기한다. 아담이
범죄한 이후, 인간에게는 죄의 DNA가 생겨서 손 대는 것 마다 악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고 했다. 인간은 죄 덩어리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얘기들은 주류라고
할만큼 익숙하다. 이를 토대로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는 결론을 내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저자는 결이 다른 얘기를 한다. “우리는 죄를 지어서 창조의 원형이 훼손되
었다.(p.82) 더 이상 거룩하신 하나님과 교제할 수 없게 되었는데 의로우신 예수님께
서 훼손된 영을 창조의 원형으로 회복시켜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창조의 원형으로
회복되었고 하나님과 다시 교제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의 형상, 하나님의 DNA가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저자의 설명이 아주 합당하게 느껴졌다. 창조의 원형이라는 표현을 보다 큰 범
주에서 이해하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하나님께서 그의 형상대로 사람
을 지으셨기 때문에(창1:26) 사람에게는 하나님을 따르고자 하고 하나님을 그리워 하
는 본성이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최초의 인간이 지은 원죄는 창조의 원형을 부패
하게 하고 타락시켜 거룩하신 하나님과 교제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본성의 본질에는
변조를 가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마음 한 켠에 하나님의 빈자리
를 갖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이 하나님께 반항하고 다 양 같아서 각기 제
길로 가는 죄악(사53:6)을 저지르는 이유는 실체가 있는 죄의 유혹(창4:7)과 공중의
권세 잡은 자(엡2:1)가 하나님의 사람을 넘어뜨리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대단히 중요하다. 어떤 이들은 죄의 DNA를 가진 죄인이라는 단어를 교묘
하게 이용하여 성도를 그루밍하고 가스라이팅 하기도 했다. 나쁜 짓을 하여 감옥에
갇힌 흉악 범죄자 이미지를 이용하여 성도의 자존 감각을 흐리게 만든 뒤 결국 성도
를 자기 뜻대로 조종했던 것이다. "너는 아~주 못된 죄인인데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
셨다. 그러니까 너는 하나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성도를 몰아붙이
는데 이는 재산착취나 성착취라는 폭력의 형태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나님의 DNA를 가진 창조의 원형이 훼손된 인간은 흉악한 범죄자 이미지
가 아니다. 생명이신 여호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져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는 목
자 없는 불쌍한 어린 양(막6:34), 긍휼을 자아내는 이미지가 창조의 원형이 훼손된 인
간의 모습이다. 그런데 죄 없이 온전하신 예수님께서 대속하심으로 그 불쌍한 어린양
을 구해내셨고 성령님과 함께하게 하셨고 영생에 이르게 하셨다. 이미 모든 것을 이
루시고 우리로 하여금 용서받은 의인이 되게 하신 것이다. 그러면 그 용서 받은 의인
은 어떻게 살게 될까? 잔뜩 겁에 질린 채 강박적으로 시키는 일을 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와 같은
9가지 맛이 나는 성령의 열매(갈5:22~23)를 충만히 누리면서 자유하고 풍족한 가운데
기쁨으로 자기 쓸 것을 나누고 경건하고 거룩한 몸과 마음으로 영육 간에 풍성한 삶
을 누리면서 살게 된다. 오직 주님 말씀 안에서 가능한 정말 기쁘고 행복한 삶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의문도 들었다. 경찰복을 입는 예화에 대한 내용이다. 저자는
경찰복을 입으면 경찰의 역할과 권세를 갖게 된다고 했다. 교통경찰은 길거리에 아무
렇게나 누워있지 않고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도 경찰의 권위에 따르게
된다고 했다. 그러한 것처럼 주와 합한 영, 그리스도로 옷 입은 자는 하나님의 성품
과 능력과 권세가 나타난다고 했는데 과연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경찰복을 입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경찰의 권세를 얻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찰이 아닌 사람이 경찰복을 입고 경찰인 척 직권을 행사하면 공무원 자격
사칭죄가 성립해 처벌을 받게 된다. 또한 지위가 높은 사람이 경찰의 권위에 따르던
가? 물론, 마땅히 따라야 하지만 그러지 않고 갑질을 하는 이들에 대한 뉴스도 심심
찮게 듣게 된다. 고래고래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던 사람이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잠잠히 반성하는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대한민국 경찰이 되려면 필기시험과 체력시험 그리고 면접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합
격자들은 충주에 위치한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서 4개월 동안은 이론교육을 받고 4개
월 동안은 실습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나서야 정식 경찰로 임용될 수 있다. 물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짐작이 된다. 우리가 얻은 구원은 우리의 공로로 얻은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하나님의 공로로 얻은 은혜라는 것이다. 그저 믿고 인정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필기시험, 면접시험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경찰복을 입었다고 해서 경찰이 되는 게 아니듯이 과연 신앙고백대로 살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고 삶에
적용하고자 훈련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지 않고 그저 안주하고 있으면 부패
경찰이 되는 것처럼 부패 그리스도인이 되기 딱 좋다. 축복받은 그리스도인임을 확증
하는 증표는 물질적 축복, 명문대 진학, 사회적 입지를 다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으리으리한 집에서 교만하게 우쭐대고 악독한 말을 쏟아내며 다투며 살지 않고 옥상
한 구석에 옹기종기 모여 살더라도 남과 비교하지 않고 오직 주를 찬양하고 감사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도 축복받은 그리스도인의 증표이다.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
선한 양심을 가지라 이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너희의 선행을 욕하는 자들로 그 비방하는 일에 부끄러움
을 당하게 하려 함이라"(베드로전서 3장 15절~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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